부모는 오직 자식이 병들까 걱정이다
부모는 오직 자식이 병들까 걱정이다
爲政第二(위정제이) -6
孟武伯問孝.
맹무백문효
子曰 : “父母唯其疾之憂.”
자왈 부모유기질지우
맹무백이 효를 물었다.
공자께서 이에 말씀하시었다: “부모는 오직 자식이 병들까 걱정이다.”
☑ 해설 - 도올 김용옥
‘기(其)’를 자식으로 보고 전 문장의 주어를 보면,
해석은 어머니, 아버지는 오직 자식이 병들 것만을 걱정한다는 뜻이 된다.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은 자식이 병만 안 걸렸으면 하고 간절히 소망하는 그런 애절한 심정에 걸려있는 것이다.
공자는 어른으로서 그 입장을 바꾸어 부모의 마음을 술한 것이다.
맹무백은 본시 호용(好勇)의 인간이다.
따라서 자기 몸을 해칠 수 있는 행동을 잘 저지를 수 있다.
그래서 공자는 사랑하는 아버지와 같은 입장에서 동료 맹의자의 마음을 대변해 주었을 수도 있다.
그렇지 않다면, 이 말을 할 당시, 공자의 아들 백어나, 자식과 같은 안회가 병들어 죽어가고 있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공자는 그 자신의 실존적 아픔을 토로한 것일 수도 있다.
이러한 문맥을 떠나서도, 이 ‘부모유기질지우(父母唯其疾之憂)’라는 한마디는
결혼을 해서 자식을 낳고 자식을 키워본 사람이라면 누구든지 가슴에 절실히 와 닿는 말일 것이다.
보통 때, 자식들이 무럭무럭 자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모든 것이 장미빛이고 행복한 단란함에 젖어 든다.
그러나 일단 자식이 아파 보라! 모든 것이 캄캄해지고, 절망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삶의 보람이 없어지고,
자신의 희비가 사라지고 오로지 자식의 병 치유에만 매달리게 된다.
그야말로 자식이 병만 안 걸려주면 그 이상의 효도는 없는 것이다.
공자는 효에 관하여 부모에 대한 절대적 복종이라든가 군(君)에 대한 수직적 충성을 말한 적이 없다.
자식에 대한 강요 이전에, 이러한 부모의 자연스러운 애틋한 정감을 들어
자식의 효성스러운 마음을 유도해 내고 있는 것이다.
나의 신체를 아프게 해서 부모님의 마음까지 아프게 해드리는 상황이 없도록 조심하는 마음,
이것이 곧 효의 본질이라고 갈파하는 공자의 언어 속에서
우리는 유교의 본질이 이성주의적 도덕의 논리적 강요가 아닌,
인간의 본연적인 정감에의 호소에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