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게으르기 때문에 달린다
美연구진, 힘 적게 들이고 이동하는 사람의 패턴 찾아내
1초에 2m씩 이동해야 한다면 걸어야 하나 뛰어야 하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걷는 것을 선택한다.
2m는 보통 성인이 두세 걸음이면 되는 거리다.
그런데 1초에 3m 이상 가야한다면 대부분 뛰는 것을 선택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사람들에게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기계공학과의 마노 스리니바산(Manoj Srinivasan) 교수팀은
사람들의 걸음걸이와 뛰는 것을 관찰해,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서 달리고 걷는지 알아냈다.
사람들은 기본적으로 적은 힘으로 많이 움직이려 하기 때문에
제한된 시간 안에 일정한 거리를 이동하라고 하면 비슷한 걸음 패턴을 보이게 된다.
제한된 시간에 일정한 거리를 이동하라고 하면 사람들은 ‘힘을 제일 적게 들이는 방식‘으로 걷거나 뛴다.
Manoj Srinivasan 제공
연구진은 이미 러닝머신에서 실험을 해본 적이 있다.
사람들은 1초에 2~3m 정도 이동해야 할 때
걸음과 뜀을 번갈아 사용한다는 걸 발견했다.
이렇게 할 때 우리 몸과 뇌가 가장 적은 에너지를 쓸 수 있었다는 게 그 이유였다.
연구진은 속도가 초속 2.3m보다 빨라지면 달리는 게 이익이고,
그보다 느려지면 걷는 게 이익이라는 점도 밝혔다.
속도를 미리 정해두는 러닝머신의 결과는 실제 생활에서 걸음과 차이가 날 수 있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스리니바산 교수팀은
실제로 사람들이 걷는 패턴을 측정했다.
연구진은 36명의 학생 참가자를 모아 250m 정도의 거리를 걷게 했다.
이들은 스톱워치를 받았고, 정해진 시간 안에 딱 맞게 들어오라는 주문을 받았다.
걸으라거나 달리라는 등의 다른 지시사항은 주지 않았다.
그 결과 실험 참가자들은 러닝머신에서와 비슷한 결과를 보여줬다.
목표 시간에 도착하기 위해 2m/s보다 느리게 움직일 때는 걷는 걸 택했고,
3m/s보다 빨리 이동해야 할 때는 빨리 달렸다.
둘 가운데 속도에서 사람들은 걷기와 달리기를 혼합하는 형태를 보였다.
스리니바산 교수는 이 영역을 ‘걷기와 달리기의 중간지대’라고 불렀다.
그는 “사람들이 걸음에 쓰는 시간과 비율이 다양한데도 불구하고
전반적인 결과가 거의 비슷했다”며
“사람들은 항상 에너지를 절약하는 방식으로 움직이길 원하고,
상황에 따라 게으르기 때문에 달리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움직임 속에는
‘힘을 가장 적게 들이고 움직이는 방법’이 숨어있다.
특정 상황에서 힘을 가장 적게 쓸 수 있는 속도를 알아낸 이번 연구는
다른 공학자들이 두 발로 걷는 로봇을 설계할 때 도움을 줄 수 있다.
스리니바산 교수는 “이번 연구는 에너지 소비를 최소화하는 의족(義足)을 만드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의족을 쓰더라도 더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어 삶의 질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1월 30일자 왕립사회인터페이스 저널(Journal of The Royal Society Interface)에 실렸다.
- 출처 : 동아사이언스 2013년 02월 04일 박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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