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운동, 건강

노후 연금만큼 든든한 ‘근육 저축’

by freewind 삶과사랑 2022. 8. 17.
728x90

노후 연금만큼 든든한 근육 저축

[기고]

 

경향신문        2021.05.21.        박석준 매일유업 사코페니아연구소장

 

 

 

비만은 그저 단순히 외형적인 문제가 아니다.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 등 비만으로 인해 발생하는 질병의 과학적 증거가 수두룩하다.

하지만 비만이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병으로 인식된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미국의사협회가 이를 질병으로 공식 규정한 것이 불과 2016년의 일이다.

 

몇 해 전부터 새로운 노인질환으로 관심이 쏠리는 근감소증 역시 아직까지 질환이라는 인식은 부족하다.

나이 들면 근육이 빠지는 것은 당연한 노화의 한 과정이라고 여긴다.

하지만 2016년 미국, 2018년 일본에 이어 우리나라도

올해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CD) 8차 개정안에 근감소증 진단코드를 포함시켰다.

당연한 현상이 아닌, 대비해야 하는 질환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것이다.

 

근감소증이 두려운 이유는 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꿔 놓기 때문이다.

같은 60대 후반이라고 해도 누구는 여행을 마음대로 다니는가 하면,

누구는 배우자나 자식들의 도움 없이는 바깥출입조차 자유롭지 못하다.

집 안에서도 넘어질까 두려워 늘 조심해야 한다.

특별히 병이 있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차이가 생기는 이유는 바로 근육에 있다.

 

일반적으로 근육량은 30대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50대부터는 매년 1~2%가 소실되고,

70대가 되면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다.

체중의 약 50% 이상이 근육인 점을 감안하면 심각한 근육 감소가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큰지 예상할 수 있다.

질환과의 상관관계도 당연히 높다.

서울아산병원 김홍규 교수 연구팀에 따르면,

팔과 다리의 근육량이 줄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2배 이상으로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근감소증이 있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혈관질환의 위험이 76%나 높다는 경희대병원 연구 결과도 있다.

 

 

글로벌 제약사들이 근손실과 근력 약화를 치료하기 위한 약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전 세계적으로 근감소증 치료를 위해 처방할 수 있는 약제는 없다.

현재로서는 단백질, 비타민D 등 적절한 영양섭취와 근력운동으로 근육량이 줄어들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최선의 예방책이다.

 

노인의 경우에는 운동보다 더 중요한 것이 바로 단백질 섭취다.

단백질은 근육과 뼈 등 인체 구성, 순환, 면역, 촉매 기능 등

생명현상의 거의 모든 과정에 영향을 끼치는 매우 중요한 물질이다.

부족하면 근 손실은 물론 다양한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근육건강을 지키려면 성인의 경우 매일 몸무게 11.0~1.2g의 단백질을 섭취해야 한다.

단백질은 매일 꾸준히 섭취하고,

근육 합성에 도움이 되는 류신과 같은 9가지 필수아미노산이 함유된 질 좋은 단백질을 골라서 챙겨 먹어야 한다.

 

소화 능력이 떨어지는 노년층에겐 단백질 섭취만큼 흡수도 중요하다.

단백질 분해에 필요한 위산과 펩신은 나이가 들수록 감소해 60대가 되면 20대의 3분의 1 수준밖에 생성되지 않는다.

단백질 소화력이 그만큼 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노년층의 경우 단백질을 얼마나 먹느냐에만 집중하지 말고,

조금이라도 소화가 잘되는 저분자 가수분해 단백질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근감소증은 예방과 관리에 따라 충분히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질환이다.

노후에 가장 필요한 자산은 근육이라는 말도 있듯이 나이 들어 필요한 것은 연금통장만이 아니다.

적절한 운동과 영양섭취로 근육통장도 꼼꼼히 챙겨 탄탄한 노후를 맞이하도록 하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