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酒 (술을 대하고)
《唐詩》
백거이(白樂天)
蝸牛角上爭何事 (달팽이 뿔 위에서 싸운들 무엇 하리)
石火光中寄此身 (부싯돌 번쩍하듯 찰나에 사는 몸)
隨富隨貧且歡樂 (부귀빈천 주어진 대로 즐겁거늘)
不開口笑是癡人 (입 벌려 웃지 않는 자는 바보로다)
☑ 해설
작년 봄과 올해 봄 연이어서 우칭위엔(吳淸源)선생 부처를 동반하여
바둑 팬 여러분과 함께 중국 여행을 하였는데,
우선생은 각지의 고적을 견학할 때마다
비석에 쓰여 있는 詩 등에 대해 친절하게 해설해 주셨다.
우선생이 四書五經등 중국의 고전에 조예가 깊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었으나, 唐詩에도 이토록 능통한 것에 경탄하였다.
“선생님께서 좋아하시는 시는 어떤 시입니까?”라고 물으니,
우선생은 그때그때의 기분에 따라 다르지만 그 중에서
백거이(白樂天)의 다음 시를 가장 좋아한다고 말씀하셨다. (모두의 唐詩)
“나의 가장 좋은 스트레스 해소법은 詩를 읽는 것이지요.
詩는 興․觀․群․怨․博의 효과가 있지요.
울컥하고 흥분할 때에 앞의 시를 몇 번이고 외우면 기분이 안정됩니다.”
우선생에 따르면
“인간은 대략 물과 불의 두 가지 성질을 갖고 있으므로,
그것을 잘 조화시킬 수 있다면 스트레스도 쌓이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 뉴 리리(牛 力力), 중국기사 5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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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 뿔 위에서 싸운들 무엇하리
부싯돌 번쩍하듯 찰나에 사는 몸
부귀 빈천 주어진대로 즐겁거늘
입벌려 웃지 않는 자는 바보로다.
직장에 다닐 때는 매년 진급에 관련된 내용이 최대 관심사의 하나다.
내가 포함되느냐 아니냐 부터에서
동기에 비해 늦느냐 빠르냐도 신경이 쓰이고
거기에서 탈락하면 며칠 술을 마셔야 할 정도로 큰 세상사로 보였다.
나중에 은퇴하고 보면,
모든 일이 봄날의 꿈같은 부질없는 일임을 곧 깨닫는다.
그게 뭐라고 그리 목을 매고 살았을까.
내가 직급이 높아질 때 사람들이 나를 따르는 것처럼 보이는 것도
나의 인격이나 인간성 때문이 아님을 내려와서 보면 곧 알게 된다.
헛 것에 속아 산 인생은 아니었을까?
인생도 마찬가지 일듯하다.
돈.
권력.
명예.
다 속아서 사는 헛것일 수 있다.
부수적으로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것은 별개로 하고
그것을 추구하고 사는 게 인생의 목적은 아니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지금 내가 살아있다는 것이 최대의 행운이고 복이라 여기며
부귀나 빈천이나 주어진 대로 감사하며
기쁘고 행복하게 살 일이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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