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맹주산 狗猛酒酸
- 술집의 사나운 개
송나라에 술을 파는 사람이 있었다.
술맛이 좋을 뿐 아니라, 양도 아주 정확했다.
뿐만 아니라 손님에게 접대도 살뜰히 하였다.
그러나 주점의 깃발을 높이 내다 걸어도 술이 팔리지 않았다.
빚어낸 술이 한 독 한 독 창고에 쌓이게 되었다.
오랜 시일이 지나자, 술맛이 변해버리고 말았다.
주인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이유를 알 수 없었다.
평소 가까운 양천이라는 노인을 찾아갔다.
“우리 가게는 술맛도 좋고 값도 싸며 손님 접대도 살뜰하게 하는데
왜 술이 잘 팔리지 않지요?”
주인이 물었다.
“당신 집에서 기르는 개가 무척 사납지요?”
양천이 되물었다.
“우리 집 개가 사납긴 합니다만… 왜 술이 팔리지 않습니까?”
주인이 대답했다.
“사람들이 두려워하기 때문이지요.
사람들은 어린이들에게 돈을 주어 주전자를 들고 당신네 가게에 술을 사러 보내지요.
그런데 개가 으르렁거리며 달려와서 그 아이를 문단 말입니다. 그러니 술이 팔릴 리가 없지요.”
양천이 말했다.
- 『한비자』
* 대권을 차지하려는 사람이나
사업을 하는 사람들에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만드는 고사입니다.
☑ 보충 : 狗猛酒酸
한비자(韓非子) 제34 외저설우상(外儲說右上)편에 나오는 이야기입니다.
춘추 시대, 송(宋)나라에 술을 만들어 파는 장씨(莊氏)라는 사람이 있었다.
그는 되를 속이지도 않고 손님에게도 매우 친절했으며, 술 빚는 솜씨 또한 훌륭했다.
뿐만 아니라 술집임을 알리는 깃발까지 높이 세워 두었다.
그러나 술이 팔리지 않아서 언제나 쉬어 버리게 되는 것이었다.
장씨는 이를 이상하게 여겨 양천(楊천)이라는 유식한 노인에게 그 까닭을 물었다.
그 노인은 이렇게 말했다.
“이건 간단한 문제인데, 바로 당신 집의 개가 너무 사납기 때문이오.”
장씨는 술장사와 개가 무슨 관계가 있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양천이라는 노인은 다시 설명하였다.
“사나운 개가 술 사러 오는 사람들을 보고 짖어대고, 특히 아이들이 술심부름을 왔다가 놀라 달아나는 판인데,
누가 감히 술을 사러 오겠소? 이 때문에 술은 시어져 버리고 팔리지 않는 것이오(此酒所以酸而不수也).”
양천의 말은 결국 개를 없애라는 것이었다.
〇 狗猛酒酸(구맹주산; If there is a fierce dog, wine will go sour)
「개가 사나우면 술이 시어진다」는 뜻으로, 「나라에 간신(奸臣)들이 많으면 충신(忠臣)들이 모이지 않음」
또는 「경영(經營) 방법이 좋지 않으면 발전이나 진보가 어려움」을 비유한 말이다.
「狗惡酒酸(구악주산)」 또는 「酒酸不수(주산불수; 술이 시어지면 팔리지 않음)」라고도 한다.
狗 : 개 구 猛 : 사나울 맹 酒 : 술 주 酸 : 초 산
'고전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유수를 막지 말라 (0) | 2022.06.13 |
---|---|
天時는 地利만 못하고, 地利는 人和만 못하다 (0) | 2022.06.10 |
지기(知己) (0) | 2022.06.08 |
소리가 같으면 서로 응한다 (0) | 2022.06.07 |
하늘이 이러한 사람들에게 중대한 임무를 맡기려고 할 때에는 …. (0) | 2022.06.0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