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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올바른 판단이란 얼마나 어려운가? - 한비자

by freewind 삶과사랑 2022. 6.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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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바른 판단이란 얼마나 어려운가? 

 

 

 

한비자의 우언 두 가지

 

 

하나 : 내 아들은 똑똑하다고 여기면서 이웃 사람은 의심하다.

 

옛날 송()나라에 부유한 사람이 있었는데, 어느 날 많은 비가 내려 담장이 무너졌다.

그의 아들은 빨리 담을 쌓지 않으면 도둑이 들 수 있다고 말했는데, 그의 이웃 역시 같은 이야기를 하였다.

그 후 날이 저물고 과연 도둑이 들어 재물을 도난당했다.

그러자 집안사람들은 그의 아들이 대단히 지혜롭다고 생각하였지만 이웃 사람에 대하여는 의심을 품었다.

 

 

: 자신이 먹고 남은 복숭아를 군주에게 먹게 하다.

 

옛날 미자하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나라 왕의 총애를 받았다.

위나라의 법에 의하면 왕의 수레를 훔쳐 탄 사람은 발뒷굼치를 자르는 형에 처해졌다.

어느 날 미자하의 모친이 병이 들었는데, 다른 사람이 이 사실을 듣고 늦은 밤에 미자하에게 알려주었다.

미자하는 왕의 수레를 훔쳐 타고 밖으로 나갔다.

왕은 이를 듣고 "효자로구나, 어머님 때문에 뒷굼치 잘리는 형벌도 생각하지 않다니."라며 그를 칭찬하였다.

 

또 어느 날 군주와 과수원에 간 적이 있었는데, 복숭아를 먹어보았더니 아주 달았다.

그는 자신이 먹다 남은 복숭아 반을 왕에게 먹으라고 주었다.

왕은 "나를 아끼는구나, 그것이 맛있다는 것도 망각한 채 나에게 먹으라고 주다니."라고 좋아하였다.

 

그 후 미자하에 대한 군주의 총애가 없어졌을 때 미자하가 군주에게 죄를 지었다.

군주는 말하길, "이 놈은 예전에 내 수레를 훔쳐 탔고 자신이 먹던 복숭아를 내게 먹게 한 놈이다."라고 화를 내었다.

미자하의 행동은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지만

이전에 현명하다고 여기다가 후에 죄를 얻게 된 것은 애증의 변화 때문이다.

 

 

해설

 

위 두 이야기는 모두 한비자(韓非子)의 세난편(說難篇)에 보이는 이야기이다.

첫째의 이야기는 편견이나 사사로운 감정이 사물과 이치에 대한 판단을 흐리게 할 수 있음을 말하고 있으며,

둘째의 이야기는 객관적인 표준이 없이 개인의 선호만을 기준으로 사리를 판단하면

그 결론은 서로 모순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위의 이야기에서 지적하고 있는 모순된 행동은 현대에 사는 우리들 역시 흔히 범할 수 있는 것이다.

자신의 가족이나 자녀에 대해서는 너그럽고 타인에 대해서는 혹독한 경우를 흔하게 발견한다.

개인의 차원을 넘어 사회 전체적으로도 혈연, 지연 등에 얽매인 사회는 좋은 인재를 알아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그로 인하여 사회의 발전도 이루어낼 수 없다.

 

특히 정치인이나 기타 공인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것뿐만 아니라

그 밖의 사람과 사물에 대해서도 공정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자신에 대한 어떤 사람의 신뢰를 믿고 객관적으로 타당성이 인정될 수 없는 행동을 하는 것 역시

어느 때인가 그 권력이나 신뢰가 무너지면 패가망신하게 되기 쉽다.

우리는 이러한 일을 도처에서 발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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