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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송시

다 바람 같은 거야

by freewind 삶과사랑 2023. 1.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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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바람 같은 거야

 

묵연스님

 

 

 

다 바람 같은 거야

뭘 그렇게 고민하는 거니?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이야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야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눈보라일 뿐이야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엔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돌지

 

다 바람이야

이 세상에 온 것도

바람처럼 온다고

이 육신을 버리는 것도

바람처럼 사라지는 거야

 

가을 바람 불어 곱게 물든 잎들을 떨어뜨리듯

덧없는 바람 불어 모든 사연을 공허하게 하지

어차피 바람일 뿐인걸

굳이 무얼 아파하며 번민하리

 

결국 잡히지 않는 게 삶인 걸

애써 무얼 집착하리

다 바람인 거야

 

그러나 바람 그 자체는 늘 신선하지

상큼하고 새큼한 새벽바람 맞으며

바람처럼 가벼운 걸음으로

바람처럼 살다 가는 게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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