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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210

서두르지 말라 서두르지 말라 [古典서 찾는 지혜] 한국경제신문 2001-07-13 이병한 治亂民猶治亂繩, 치란민유치란승 不可急也 불기급야 혼란에 빠진 백성을 다스리는 것은 헝클어진 새끼줄을 고르는 것과도 같아 서둘러서는 안된다 ........................................................ 한 반고(班固)가 엮은 ‘한서 공수전(韓書 공遂傳)’에 있는 말이다. 국가사회가 혼란에 빠지고 백성들의 생활이 어렵게 되기까지에는 상당한 시간이 경과되었고, 일찍부터 일이 그렇게 되지 않을 수 없는 원인요소가 배태(胚胎)되었음이 분명하다. 그 원인 소재를 분명하게 확인하여 이를 제거하거나 혁파(革罷)하고 국가사회의 기강을 바로잡고 백성들이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들기 위하여는 또한 상당한 시간이 소.. 2022. 9. 16.
蘭의 치병효능 蘭의 치병효능 [古典서 찾는 지혜] 한국경제신문 2001-07-09 이병한 草木之醫人何限, 초목지의인하한 而能醫人性靈,蘭. 이능의인성령 난 神農何償云耶? 신농하상운야 초목이 사람의 병을 고치는 데에는 어찌 한계가 있으리오만 사람의 성령을 고치는 것은 난이다. 신농도 이에 대하여는 이야기한 바가 없었다. .............................................................. 대원군(大院君)이 자기가 그린 난에 붙인 제(題)에서 한 말이다. 고서화 수장가인 이원기(李元基)씨가 지난해에 입수하여 영인 발간한 '석파도인유란도(石坡道人幽蘭圖)'에 수록되어 있다. 사람의 병은 의사의 진단이나 처방으로만 고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음악이나 그림의 감상 또는 명상으로도 병을 .. 2022. 9. 15.
不忍之心 不忍之心 [古典서 찾는 지혜] 한국경제신문 2001-07-06 이병한 崑崙之高有積雪, 곤륜지고유적설 蓬萊之遠有遺寒. 봉래지원유유한 不能手提天下往, 불능수제천하왕 何忍身去遊其間. 하인신거유기간 곤륜산 높은 곳에 쌓인 눈 있고 봉래산 그 먼 곳에 서늘함 있다지만 온세상 번쩍 들고 갈 수 없으니 어찌나 혼자 그곳에서 노닐겠다 하랴 .............................................................. 송 왕령(王令)이 지은 ‘무더위(暑旱若熱)’라는 제목의 시다. 우리는 얼마 전 혹독한 가뭄을 겪었고, 정부나 신문 방송에서는 가뭄극복 대책을 세우고 양수기를 보내자는 운동을 벌이는 등 호들갑을 떨었다. 그리고 지금은 장마철이다. 장마가 지나면 다시 무더위가 맹위를 떨칠 것.. 2022. 9. 14.
허물의 有無 허물의 有無 [古典서 찾는 지혜] 한국경제신문 2001-07-04 이병한 君子好聞過而無過, 군자호문과이무과 小人惡聞過而有過. 소인오문과이유과 군자는 자기의 허물에 대하여 듣기를 좋아하여 허물이 없게 되고, 소인은 자기의 허물에 대하여 듣기를 싫어하여 허물이 남게 된다. .............................................................. 당 마총(馬總)이 엮은 '의림 법훈(意林 法訓)'에 있는 말이다. 군자나 소인이나 태어날 때에는 다같은 사람이다. 그런데 성장하는 과정에서 군자는 군자답게 성장하고 소인은 소인답게 성장한다. 군자가 군자되고 소인이 소인되는 과정에는 누구나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차이가 있다. 군자는 자기의 허물을 자꾸 줄여 나가고 소인은 자기의 .. 2022. 9. 13.
나라의 근심거리 나라의 근심거리 [古典서 찾는 지혜] 한국경제신문 2001-06-29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國家之患, 국가지환 在於論事者不敢盡情, 재어논사자불감진정 當事者不敢任責. 당사자불감임책 나라의 근심거리는 바로 국가대사를 논하는 사람들이 할 말을 다 하지 못하고, 국가대사를 맡은 사람들이 책임을 지려하지 않는 것이다. ............................................................... 원 탈탈이 엮은 “송사 문예열전”에 있는 말이다. 나라가 잘되고 못되고는 나라 일을 맡은 사람들의 정신 상태와 근무 자세에 달려 있다. 온 국민이 나라 일을 자기 일로 생각하고 국민으로서의 의무를 성실하게 수행한다면 그 나라는 발전하고 흥성하게 마련이다. 국사를 논하는 대의기구 가운데.. 2022. 9. 5.
법령과 상벌 법령과 상벌 [古典서 찾는 지혜] 한국경제신문 2001-06-28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若法令不明, 약법령불명 賞罰不信, 상벌불신 金之不止, 금지부지 鼓之不進, 고지부진 雖有百萬, 수유백만 何益於用? 하익어용 만약 법령이 분명치 않고, 상벌이 제대로 행해지지 않으면 징을 쳐서 알려도 멎지 않고 북을 쳐서 알려도 나아가지 않을 것인즉 비록 백만 명의 군사가 있다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 ‘오자 치병’에 있는 말이다. 법령은 사회 구성원 각자의 평등한 이익을 보장하고 질서를 확립하기 위하여 상호합의하에 모든 사람에게 평등하게 가해지는 하나의 규제이다. 그리고 상벌은 수임된 권력의지를 집행하기.. 2022. 9. 2.
竹의 군자다운 모습 竹의 군자다운 모습 [古典서 찾는 지혜] 한국경제신문 2001-06-27 이병한 서울대 명예교수 群居不倚, 군거불의 獨立不懼. 독립불구 무리 속에 있으되 남에게 기대지 아니하고, 홀로 서 있으되 두려워하지 않는다. ............................................................... 송 소식이 문동의 대나무 그림을 보고 추출해 낸 군자의 수양덕목이다. 소식에 의하면 문동은 대나무의 상리를 제대로 터득하고 있어 그의 그림을 통하여 대나무가 지니고 있는 군자적 덕성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하였다. 문동은 대나무가 눈보라가 매섭게 몰아치거나 낭떠러지 험한 돌 틈에서 자라면서도 절개를 잃지 않고, 무성하게 자라되 교만하지 않으며, 뜻대로 뻗지 못하고 초췌해도 비굴하.. 2022. 9. 1.
인재등용의 검증절차 인재등용의 검증절차 [古典서 찾는 지혜] 한국경제신문 2001-06-26 이병한 左右皆曰賢,未可也 : 좌우개왈현,미가야 諸大夫皆曰賢,未可也 : 제대부개왈현,미가야 國人皆曰賢, 국인개왈현 然後察之, 연후찰지 見賢焉, 견현언 然後用之. 연후용지 좌우에 있는 사람들이 모두 그 사람이 현명하다고 말하여도 안 됩니다. 여러 대부들이 모두 그 사람이 현명하다고 말하여도 안 됩니다.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그 사람이 현명하다고 말한 연후에 그를 살펴보고 그가 과연 현명함이 확인된 연후에 그를 임용해야 합니다. .............................................................. '맹자 양혜왕 하(孟子 梁惠王 下)'에 보이는 말이다. 맹자가 제(齊)선왕(宣王)을 만났을 때 제.. 2022. 8. 31.
어려운 일과 쉬운 일 어려운 일과 쉬운 일 [古典서 찾는 지혜] 한국경제신문 2001-06-21 이병한 君子自難而易彼, 군자자난이이피 衆人自易而難彼. 중인자이이난피 군자는 스스로 어려운 일을 맡고 나서서 남을 편하게 해주는데, 보통사람은 쉬운 일은 자기가 맡고 어려운 일은 남에게 떠넘긴다. .............................................................. '묵자 친사(墨子 親士)'에 있는 말이다. 나라와 겨레를 위해 신명(身命)을 바친 순국선열의 행적을 통해 우리는 군자다운 모습을 본다. 공동체생활에서 무엇보다도 소중한 것은 구성원들의 봉사정신인 바 봉세에는 언제나 사랑과 희생이 뒤따른다. 옛날 송 범중엄(范仲淹)은 "천하의 근심은 남보다 앞서 이를 근심하고, 천하의 즐거움은 남.. 2022. 8. 30.
붓을 다루는 법 붓을 다루는 법 [古典서 찾는 지혜] 한국경제신문 2001-06-19 이병한 用筆之法, 용필지법 在乎心使腕運, 재호심사완운 要剛中帶柔, 요강중대유 能收能放, 능수능방 不爲筆使. 불위필사 붓을 쓰는 법은 바로 마음이 팔을 움직이게 하는 데 있다. 굳센 가운데 부드러움을 지녀야 하고, 거두어들일 수 있고 놓을 수 있어 붓에게 부림을 당하는 꼴이 되지 말아야 한다. ............................................................... 청 당대(唐岱)가 ‘회사발미(繪事發微)’에서 한 말이다. 모든 예술작품의 심미창작 주체는 사람이고, 사람의 생각이나 행동을 주재하는 것은 바로 사람의 마음이다. 그리고 작품생산에 동원되는 형식기교는 단지 사람의 사상 감정을 효과적으로 .. 2022. 8. 29.
높이 나는 새 높이 나는 새 [古典서 찾는 지혜] 한국경제신문 2001-06-18 이병한 毛羽不豊滿者, 모우불풍만자 不可以高飛. 불가이고비 깃털이 풍만하지 못한 새는 높이 날지 못한다. ............................................................... 전국책 진책(戰國策 秦策)에 보인다. 당시의 유세객 소진(蘇秦)이 진혜왕(秦惠王)에게 제휴를 병탐하여 천하를 통일하고 제왕의 자리에 오르라고 권하였을 때 진혜왕이 답한 말이다. 새도 처음 알에서 갓부화되었을 때에는 몸에 털이 없으므로 날개짓을 할 수 없고 따라서 하늘을 날 수 없다. 날개가 크고 깃털이 풍만한 새일수록 높이 날고 멀리 갈 수 있다. 사람도 기초체력이 강건하고 온후한 품성과 풍부한 견문학식을 고루 갖추어야 남.. 2022. 8. 26.
말의 기세 말의 기세 [古典서 찾는 지혜] 말의 기세 한국경제신문 2001-06-14 이병한 有理言自壯, 유리언자장 負屈聲必高. 부굴성필고 도리에 맞으면 말은 절로 힘을 지니게 되고, 굽게 되면 소리는 반드시 높아진다. ............................................................... 명 풍몽용(馮夢龍)이 지은 소설 “경세통언(警世通言)”에 있는 말이다. “주역 계사(周易 繫辭)”에서도 말하는 사람의 속셈이나 심리상태에 따라 그 말투가 달라진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리고 “대대례기 증자입사(大戴禮記 曾子立事)”에도 “말은 하지만 미덥지 못하면 차라리 말을 하지 않음만 못하다”(可言而不信,寧無言也) 라는 말이 있다. 신문은 사회의 공기(公器)이다. 사실을 보도하고 사회정.. 2022. 8. 25.